수도권 도시에 다가온 인구감소의 유령: 안산의 인구감소


인구감소는 지방 도시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 feat. 안산시와 화성시 총인구 비교

2017년부터 경기도 안산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안산의 인구, 산업, 도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안산을 살펴보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안산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1986년 시로 승격한 안산시는

국가산업단지 '반월공단'의 성장과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급격한 인구성장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안산의 인구는 2011년 최고점

총인구 759,902, 외국인 등록인구 44,316

내국인 총인구 715,586 명을 기록한 뒤,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9년 8월 현재 인구는

총인구 712,410

외국인 등록인구 56,521를 제외한

내국인 총인구는 655,898 입니다.

2011년 최고점을 기록한 시점을 기준으로

총인구는 -47,492명

등록외국인은 +12,205명

내국인 총인구는 -59688 명으로서

내국인 인구는 약 6만명 감소했습니다.



<2011년-2018년 안산시 연령대별 인구변화>


안산의 인구는 5세단위 연령대별 인구변화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2011년 부터 2018년 까지의 안산의 인구변화를

5세단위 연령대별로 그래프를 만들어서 확인해보면,

가장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면서 도시의 경제를 주도하는

30-50대 인구가 조사기간 동안

급격히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자녀세대인 0-20대 인구도

30-50대 인구감소 비율과 유사한 비율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65세이상 노령인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구감소와 인구고령화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안산입니다.




<2013년-2018년 안산시 동별 인구변화>


공간적으로도 인구감소가 안산시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3년과 2018년의 동별 인구변화를 살펴보면

호수동 등 4개 동을 제외하고 모든 동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법정동 개편으로 법정동 이름과 경계가 달라진 지역은

이전 법정동 영역과 가장 유사한 지역의 인구를 비교했습니다.)


안산의 인구감소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무렵인

2017년 말 부터, 인구감소에 대한 관심과 대응을

직간접적으로 안산시에 요구했습니다.

시 관계자분들과 지역 사회단체 분들은

안산의 인구감소는 아파트 재건축 지역의 발생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써

재건축 아파트 지역의 입주가 시작되면

인구가 다시 증가할 것이니까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위의 지역별 인구변화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안산의 인구는 2013-2018년 사이에 아파트 재건축이 발생했던

중앙동, 선부동 등에서만 빠져나가지 않고

재건축과 전혀 무관한 본오동, 와동 지역에서도 감소했습니다.

안산시도 최근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8년 부터 인구 TF 를 구성해서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12월 부터 2019년 5월 안산시와 화성시 인구변화 및 입주 아파트>


그 사이 안산의 바로 옆 도시, 화성의 인구는 눈부시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부터 2019년 5월까지의 두 도시의 인구변화를 주목하면

추락하는 안산의 인구와 솟아오르는 화성의 인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동탄과 다른 개발지역의 인구유입으로

경기도 남부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고 있는 화성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안산의 인구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년 6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화성의 인구는 9만명이 늘었고

안산의 인구는 2만명이 감소했습니다.




안산의 급격한 인구감소는

지방도시에 불어닥치고 있는 인구감소의 비극이

수도권 도시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산의 인구감소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세밀한 인구변화 및 경제 데이터의 분석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만, 추정컨데 안산의 인구감소의 성격은 지방도시와 다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지방의 중소도시의 인구가 젊은 세대 중심으로, 대학교육, 일자리를 위해

지방 중심도시 (광역시)와 수도권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안산의 인구는 30-50대, 가족을 지니고 있는 중심경제층이

노후 공단의 구조고도화 실패에 따른 일자리 상실과 함께

더 나은 삶의 조건 (주택가격, 주거환경, 자녀의 교육환경)을 위해

수도권 내의 다른 도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회의 전체 인구가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도

수도권으로 인구는 몰려들고 있지만

수도권 내의 새로운 주거지 개발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서

경쟁력이 부족한 수도권 내의 도시들 혹은 지역들의

인구 빼먹기, 인구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 안산 2017년 인구이동을 마이크로데이터로 확인해보면

가장 많은 인구가 빠져나간 도시는 시흥 (4907명), 화성 (2776명), 수원 (2347명) 등으로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았던 안산의 인근 도시이거나 (시흥, 화성)

생활환경이 나은 도시 (수원)입니다.

2018년과 2019년 데이터를 확인해 본다면

신축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된 시흥과 화성으로

더 많은 안산 인구가 이동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그린빌 18단지 전용면적 49.86m2 아파트 가격변동 (네이버 부동산 정보)>


부동산 가격의 하락도 오래된 공동주택에서 이미 시작됐습니다.

(물론, 가격이 오르고 있는 안산시 내 아파트, 지역도 있습니다)

공단과 바로 붙어있어서 취약한 생활환경의

초지동 그린빌 18단지의 소형 평수 아파트는

지난 3년 동안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안산의 다른 지역에 위치한 20년 이상된 저층 공동주택들도

재건축을 통한 부동산 개발이익이 사라지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에서는

떨어지는 부동산 가치를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잘 나가던 안산은 왜 이렇게 무너지고 있을까요?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실행력의 부재,

인구팽창을 기대한 무분별한 재건축 허가의 부메랑

노후 산업공단의 구조고도화 지연에 따른 경제동력 상실, 일자리 상실

새로운 산업육성의 실패 등

여러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했을 것으로 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안산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해진 인구를 두고 펼쳐지고 있는

수도권 도시들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도시들이

모두 겪게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요?

'삶의 질', '일자리', '도시행정' 의 중요성이

앞으로 수도권 도시들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덧글

  • 나그네 2019/11/12 09:36 # 삭제 답글

    글을 잘쓰셧네요 잘봤습니다.
    저는 공단을 부재가 못살린게 젤 크다고 봅니다
    외국인 인구증가와 화성시개발만 봐도 알수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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