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티, 건축 그리고 건축가





지난 10월 6일에 RIBA Journal 에서 주최한 행사
Do Smart Cities equal Smart Design? 에 다녀왔습니다.
행사는 진행을 맡은 James Santer, associate director, AHMM (chair) 와
패널 4명이 사전에 선정한 4개의 질문에 대해서
차례차례 이야기를 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4개의 질문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는 bottom-up 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top-down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
2) 건축가들이 첨단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도시개념에 적응할 수 있는가?
3) 스마트 시티에서는 고층건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해내야 하는가?
4) 스마트 시티에서 효율성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가?

대형 사무실에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건축가,
그리니치 구청의 디지털 시티 담당 공무원,
두바이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건축가,
토탈 디자인 회사의 수장들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스마트 시티에 대한 일반적이고 개념적인 이야기들만 오고 갔습니다.
이들도 기술발전이 도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는 바가 없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단계라고 보였습니다.
많은 기대를 하고 세미나에 갔는데,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각 질문에 대해서 패널들은 다음의 언급들을 했습니다.
1) 두 가지 방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건축가들이 시민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
정부가 정한 플랜도 준비되어야 하지만, 시민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는 개방형 플랜이 준비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common platform 이 만들어져야 한다.
런던의 경우, 모바일 통신 사업자가 45개에 이르고,
이들이 57개의 다른 방식으로 이동통신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어서
이들의 데이터를 모두 모으고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2) 일반 시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건축가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스마트 시티에서도 건축은 지역의 커뮤니티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교통, 전기와 같은 도시의 기본시스템들이 엔지니어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기술과 시스템의 발전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어서
앞으로 엔지니어들이 더욱 도시환경의 구축을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다.
건축가들은 도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므로,
그 역할이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
Real time data 를 어떻게 건축가들이 수집해야 하며,
건축디자인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버츄얼 리얼리티 (VR)도 건축영역에서 디자인해야 한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다시 공공공간이 중요해질 수 있다.
Free Wifi 가 지원되는 공공공간의 역할이 미래 도시에서 중요할 수 있다.

3) 이 질문은 한국에서는 고층 건물들이 복합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영국의 경우는 오피스 혹은 주거로만 사용되고 있는 특성 때문에 언급된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혼합으로 도시 공동화 현상과 범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도시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고층화에 따른 폐해를 줄이는 방법이
동시에 고민되어야 한다.
도시의 고층화와 도시의 역사적 특징의 보존도 같이 고민되어야 한다.

4) 4번 질문은 앞서 질문들의 대화 속에서 많이 언급된 것 같다며 토론하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들과 별도로 사회자와 패널, 그리고 청중들의 대화에서
교육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건축가들도 공간정보 및 공공정보의 사용, 플랫폼사용, 서비스 공급방식 등에 대해서
배워야 하는데, 지금의 건축교육체계에서는 불가능하고,
건축가들이 이런 것을 배우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미래의 건축-도시 조직을 디자인할 가능성도 점점 사라진다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한 청중은 자신은 주거건축을 주로 하는 설계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주거에 웰빙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시켜 달라는
건축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건축주들이 단순히 핸드폰으로 보일러를 작동시키는 시스템이 아니라
매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요구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고 대화를 들으면서,
건축가들이 기술이 주도하게 될 미래 사회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건축가들은 자본과 허가권을 지닌
디벨로퍼와 공공 부분에 항상 주도권을 내주었는데,
앞으로는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디벨로퍼에게도
자신들의 영역 중 많은 부분을 내줘야 해서
점점 그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RIBA는 2011년에 발행한 Future for Architects 보고서에서
늘어나는 도시 인구에도 불구하고 건축가들의 프로젝트는 줄어들 것이고
그 역할은 공간 컨설턴트 분야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점점 그 내용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건축가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이번 세미나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대학의 건축교육에도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축설계 교육에서도 데이터의 활용과 관련된,
도시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도시설계와 데이터 활용, 양쪽을 이해하면서
연결 다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고민이 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세미나를 위한 패널들간의 토론회가
세미나가 개최되기 전에 있었습니다.
이 토론회에 대한 내용은 이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Future for Architects 보고서는 이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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