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개최된 한국 젊은 건축가 전시: Out Of The Ordinary



런던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는 지난 2월 6일부터
한국의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9팀의 작업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국 건축이 영국에 소개된 경우는
제가 런던에 도착한2008년 이후로는 없었고
특히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은
런던에 있는 한국 유학생이나 건축가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바가 없어서 어떤 전시회가 될지 기대가 컸습니다.

2월 6일 날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되기 전에
5일 날 전야제 형식의 Private View 행사가 있어서
전시회를 미리 볼 수 있었습니다.
Private View 행사는 200여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주셔서
사전에 예약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전시장 분위기도 아주 뜨거워서
전시 참여 작가분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방문객들에게 설명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특히,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넘기시면서
사진 하나하나 열심히 설명하시던
와이즈 건축의 장영철 소장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회는 작가들이 완공한 건축물들을 보여주는 사진들과
신경섭 사진작가님의 건축-도시 사진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조호 건축의 이정훈 소장님의 대형 구조물과
와이즈 건축의 모형 등이 있었지만
사진 위주의 건축전시가 되다 보니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전시 전체의 구성이 단조롭게 느껴졌습니다.
참여 작가분 중 한 분은 대형 전시물을 런던까지 이동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모형이나 다른 설치물이 부족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했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전시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시회를 포함한 전체 행사는 잘 준비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5일에 있었던 전야제 행사 이외에도
7일에는 여러 가지 워크숍과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워크숍 중 오전에 있었던Material Landscape은
벽돌의 특성과 사용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영국 건축가Chris Dyson이 Brick Lane 일대를
워크숍 참가자들과 도보로 답사하면서
지역의 주요 건축물, 과거와 현재의 벽돌 건축물,
그리고 사회 변화에 따른 건축재료 및 기능의 변화 등에 대해서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설계에 벽돌을 많이 적용하고 계신
와이즈 건축의 전숙희 소장님이
벽돌 건축의 특성과 한국에서의 활용 등에 대해서 설명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익하고 흥미로웠던 시간은
7일 오후에 있었던 토론회였습니다.
토론회는 전시회를 준비하신 한국 큐레이터께서
2008년 경제 위기가 한국 경제와 사회에
전반적인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건축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어서
젊은 건축가들이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패널로 참여하신 한국 건축가들께서는
젊은 건축가로서 겪는 고충들,
예를 들어 공공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실정 등에 대해서 언급하셨습니다.
다른 패널들의 이야기가 몇 번 더 오가면서
토론회가 살짝 지루해지는 듯 느껴졌는데
Florian Beigel이 한국 건축가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토론회가 갑자기 뜨거워졌습니다.

Florian 은 한국 건축가들에게 어떤 건축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는 저예산 속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한국 건축가들의 언급을 지적하면서
저예산의 건축도 중요하지만,
저예산의 건축이 의미 있는 건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그 영향력은 훨씬 커질 것이라면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이 어떤 건축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사회를 맡은Vicky Richardson은
Florian의 질문은 젊은 건축가들이 기성세대 건축가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객석에 있던 Robert Mull 학장은
과거에도 젊은 건축가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아키그램 같은 과거의 젊은 세대들은
기존의 건축담론을 뛰어넘는 큰 비젼을 제시하는 등
건축과 사회에 역동성을 가져왔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이 어떤 비젼을 지니고 있는지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젊은 영국 학생이 발언권을 얻은 뒤
지금의 영국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건축과를 졸업하면 대학등록금 때문에 몇 만 파운드의 빚을 지게 되고
멕시코나 브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의 건축가처럼
건물을 많이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젊은 건축가들에게만 혁신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이 대화부분은 제가 이해한 것과 조선일보 김미리 기자님이 이해하신 부분이 차이가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기사도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11/2015021100115.html


객석에 있던 다른 청중은
토론의 방향이 크고 비싼 건물을 지어야
성공하고 의미있는 건축가가 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처럼 들린다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큰 건물 (Building Big)을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큰 사고 (Thinking Big)를 추구해야된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이종건 교수님은 비평집 ‘건축 없는 국가’에서
세계화의 흐름속에서 특정 국가의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건축을 ‘국가 없는 건축’이라고 칭하시면서
건축가 조민석을 그 대표적인 예로 설명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 뿐 아니라 런던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국가 없는 건축’을 앞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의 젊은 건축가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시회장에 가서는
한국의 지역적 특성을 품은 건축들이
가깝게 느껴지고,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렇더군요.

이번 전시회는 2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시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웹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http://www.thecass.com/news-events/2015/february/out-of-the-ordinary

전시회 큐레이터를 담당하신
배형민 교수님의 ICON 잡지와의 인터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iconeye.com/architecture/news/item/11527-hyungmin-pai-korean-architecture


덧글

  • joeyboy 2015/02/11 13:35 # 답글

    이번 전시회 관련된 행사에서 가장 의미있었던 일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찾아왔었습니다.
    전시에 참가하신 오우재 건축의 최교식 소장님이랑 우연히 담소를 나눌 기회를 가졌었고. 혹시 석사 논문으로 다이어그램 건축에 대해서 쓰셨던 그 유명한 분이냐고 물어봤더니, 맞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영광스런 악수. ㅎㅎ
  • 보심 2015/02/11 14:07 # 삭제 답글

    잘 정리된 글 감사합니다. 전시는 물론 부대행사까지 직접 다녀온 것같이 느껴지네요! 한국의 젊은건축가. 저도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요, 해외의 전시다보니 한국만의 건축 언어가 조금 두들어 져 보였을지 모르겠네요. 토론회 내용도 생각해 볼 여지가 많았겠어요. 잘 보고 갑니다. 종종 들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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