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 미묘- Tate Britain Renovation



지난 11월 23일에 6년여간의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테이트 브리튼 (Tate Britain)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1897년에 미술관으로 개장한 테이트 브리튼은
National Gallery of British Art 라는 이름으로 이용되다가
1932년부터 Tate Gallery 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됩니다.
2000년 Tate Modern 이 개장하면서 현대 미술과 관련된 소장품들을 테이트 모던으로 넘기고
지금의 Tate Britain 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작가들 중심의 미술관으로 이용됩니다.

탬즈강과 바로 맞닿아있는 위치 때문에 수 차례의 침수피해를 입었고
세계대전 중에는 폭격을 맞기도 해서 보수공사들이 이어져 왔습니다.
2007년 테이트 브리튼의 가장 오래된 부분인 남쪽부분의 리노베이션과 마스터플랜을 포함한
3단계의 정비를 위해서 Caruso St John Architects 가 선정이 되고
이번에 그 첫 번째 단계인 건물 남쪽 입구와 로툰다 부분이 공개되었습니다.

대중들에게 개장되기 전부터 4천5백만 파운드(약 787억원)가 소요된
Caruso St John Architects 의 작업이
빅토리아 양식과 포스트 모던으로 뒤섞인 오래된 이 건물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대표 건축가인 Adam Caruso 와 Peter St John 은
Rowan Moore 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건축은
완전히 새로운 건축도, 과거에 머물러 있지도 않은
‘복잡하고 미묘한 느낌’ (a complex ambiguous feeling)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지하부터 약 3층 높이 위에 있는 돔까지 관통하는 로툰다 공간과
그 공간의 핵심요소인 계단은 이번 작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서
디테일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공간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설명합니다.



제가 로툰다 공간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계단이 예상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라는 것과
공간의 느낌이 영국 건축에서 지금까지 느껴왔던 투박한 공간들과는 다르게
굉장히 정교하게 잘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로툰다의 계단은 세계의 유명한 큰 건물들에 있는 계단들 처럼 크지는 않았지만
매끈하게 다듬어진 돌이 유려한 곡선을 만들어내고
광택의 금속재료가 덧붙여 지면서 모던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검정과 흰색이 체크처럼 어울러진 계단의 패턴은
같은 패턴의 주변 바닥과 어우러지면서
재료적-공간적 통일감과 함께 착시현상도 불러일으켜서
Caruso St John Architects이 주장하는 디테일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건축가와 미디어들이 강조하는 계단보다
볼트들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지하공간입니다.
(실제 구조적인 역할을 하는 볼트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유있고 풍성한 곡선들과 하얀 벽들은
마치 오래된 중세의 수도원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로툰다 공간을 중심으로 잘 조직되어서 공간구성의 묘미를 보여줍니다.



전시공간의 조명, 색채, 높이 변화에 따른 다양한 체험공간도 좋지만
색을 통해서 공간기능과 위계를 나타내고,
유리와 거울까지 이용해서 시각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둥으로 시선을 제한하는 공간들을
적절하게 배치시키면서
근사한 건축을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에 좋아서 몸이 안달이 나게 합니다.



Caruso St John Architects가 처음에 계획했던 카페의 이미지와
직접 방문했을 때 찍은 카페 사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는
그들이 설계부터 준공까지의 오랜 시간 동안 있었을
많은 어려움들을 견디어 이겨낸 것에 감탄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Caruso St John Architects homepage에서 가져왔습니다.)



Adam Caruso 와 Peter St John는 자신들이 새로운 형태나 자본을 쫓아서 건축을 하기 보다는
이에 저항하는 건축을 통해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하 하디드가 최근에 선보인 Sackler Serpentine 의 경우 1960년대의 향수를 쫓고 있을 뿐
전혀 새롭지 않다고 비판합니다.
또한, 자신들은 중국이나 아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더 많은 프로젝트를 위해서 중국과 아랍지역에 진출할 수도 있겠지만,
이 지역에서의 작업을 통해서는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축적 완성도를
이루어내기 힘들다고 그들은 믿고 있습니다.
건축적 가치가 점점 자본의 힘에 무너져가고 있는 요즘에
그들의 이야기는 신선하면서도, 위험스럽게 들리기도 합니다.

Caruso St John Architects 는 2014년 런던에
영국의 유명 미술작가인 Damien Hirst의 갤러리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Tate Britain 증축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멋진 사진들은 아래 링크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carusostjohn.com/projects/transforming-tate-britain/

http://www.dezeen.com/2013/11/19/tate-britain-millbank-renovation-caruso-st-john/

http://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13/nov/18/tate-britain-redesign-victorian-glamour-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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