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로저스, 켄 리빙스턴을 지원하다. I'm backing Ken, Richard Rogers




어제 런던의 석간 무가지인 London Evening Standard

5 3일에 있을 런던시장과 관련해서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gers)가 글을 기고 했습니다.

 

로저스는

전임 시장이면서 현재 노동당 후보로 나선 켄 리빙스턴(Ken Livingstone)

현재 런던시장이면서 보수당 후보인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10년에 걸쳐서 일을 해왔다면서,

두 명의 시장과 일한 결과, 자신은 켄 리빙스턴이

런던시장에 보다 적합하다고 신문에서 밝혔습니다

 

켄 리빙스턴은 이른바 ‘Red Ken’이라고 불리면서

시장시절인 8년동안(연임)

런던의 도시비전인 ‘London Plan’을 만들었고

그린벨트 유지

런던시내 혼잡통행량 징수제도를 시행했으며

런던의 일정규모 이상의 민간투자의 주거개발을 진행하면

전체 비율의 5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는 정책도 만들었고,

로저스와 함께 이른바 Urban Renaissance 를 선도하면서

런던을 유럽의 금융중심지로 만들면서 도심지역 고밀도 고층화를 주도하였고

올림픽을 따내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로저스는 이러한

켄의 지난 시장 시절에 잘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세금처리문제, 진보진영 쪽의 런던개발에 대한 비판 등

과거 과오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실망도 이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은 지금 켄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중교통 이용료 인하,

저소득층을 위한 어린이 육아지원비 인상,

공공재정 축소 때문에 영향을 받은 런던경찰 지원 및 인력에 대한 재충원

런던의 빈집은 늘어가는데,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한 대기기간은

늘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전략적 해결 방안 마련,

마지막으로 런던이 보다 콤팩트해지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서

다시한번 세계 도시의 모델이 된다면

켄 리빙스턴에게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저스가 켄의 공약을 만드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버스 안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건축가로서 도시계획가로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인 이 시기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신문에 내고

그 도시에 대한 이상을 공유하는 정치인을

지지해 달라는 글을 대중에게 알린다는 것.

 

굉장히 위험하고, 험난한 여정이 될수 있는 이런 일을

(물론 이미 이 선거전에 로저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만)

건축가로서 자신의 입장을, 자신의 도시를,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를

밝힌다는게 감동스럽기도 하고,

당연한 것을 이들은 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로저스는 건축가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건축이외에도, 복지, 교육, 사회환경, 범죄, 교통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버스 정거장이 하나 하나 지나면서

벅차 올랐던 가슴은 점차 차가워지고

한국의 상황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왜 자신이 생각하는 도시는 이런 것이다 라고

구체적인 이론과 도시의 디자인, 계획방향을 제시하는

건축가가 없는 걸까요?

 

왜 우리는 건축 이외의 복지, 교육, 사회환경, 범죄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도시와 연결 지어

의견을 만들어 내는 건축가가 없는 걸까요?

그런걸 대학교에서는 왜 안 가르쳐 줄까요?

 

우리의 정치인과 건축가들은 왜 공식적인

정책지원 및 의견수렴 관계가 지속적으로 형성되지 못하고

뒤에서 그때 그때 사안에 따라 이합집산을 할까요?

건축가들이 도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없어서인가요?

정치인들의 정치철학이 시류에 따라 변해서인가요?

 

왜 우리는 정치와 도시-건축이 엮인

도시정책이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되지 못하고

얼토당토 않은 막말, 표절, 후보자 출신에 대한 이야기로

선거가 뒤덮여야 할까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페이스북 페이지의 오른쪽에는

건축가로서 자신들의 역할과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해

'나는 건축가다 그룹에 가입하라는 배너가 뜨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순간입니다

 

건축가의 역할은 정말 무엇일까요?

 

사진은 London Evening Standard 로저스의 글이 실린 페이지의 사진입니다

아래는 로저스 글의 인터넷페이지 링크입니다


http://www.thisislondon.co.uk/comment/comment/ive-worked-for-ken-and-boris--im-backing-ken-7684359.html


덧글

  • 김성화 2012/05/06 12:35 # 삭제 답글

    기성 건축가들에 대한 실망의 대부분은 작품에 대한 실망보다도 그 사람의 말과 실천이 다를때인거 같습니다. 모호한 말들로 자신은 고상하고 도덕적인 척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들이 말하는 도시와 건축에 대한 생각을 실현하기보다는 권력 혹은 힘있는 사람의 입맛에 맞춰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거 같아요. 예전에 우연히 봤던 김중업선생님의 글이 생각나네요. 서울신문이었나..서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주제였는데 김중업선생님과 김현옥 당시 시장이 글을 대비되게 실렸었어요. 글을 읽고 이 시대에도 이렇게 현명하게 도시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정기용 선생님 또한 그러한 훌륭한 건축가 중 한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좋은 자극이 되는거 같네요. 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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