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의 도시학자인 Daniel A. Bell 과 이스라엘 도시학자인 Avner de-Shalit는
새로운 책 'The Spirit of Cities: Why the Identity of a City Matters in a Global Age' 에서
9개 도시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최근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빌바오와 같이
새로운 도시계획 혹은 하나의 건축이 도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서
또 다른 도시의 성격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아무리 다른 도시를 흉내내려 하고, 변화시키려고 애써도
불가능한 도시의 특성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바로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정취로서,
도시의 특별한 성격, 분위기를 형성케 하는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은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종교와 역사가 겹쳐지면서
지금의 예루살렘이 만들어 졌는데
세계의 그 어떤 도시가 예루살렘을 모방-변형시켜서 예루살렘 같은 도시를 만든다고 해도,
예루살렘이 가지는 그 독특한 도시의 정취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정취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기도 하는데
새롭게 도시에 더해진 인공환경이나 문화적 행사 등은
점점 도시 고유의 것이 되어가면서
시민들의 삶과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도시의 정취는 조금씩 변해가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사람들이 그 도시를 이야기하고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저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은 경제적-정치적 상황, 역사적 사건 등으로만 도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지 않고,
각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시, 소설, 영화와 역사적 사건들을 엮어보고,
실제 방문한 경험과 인터뷰를 통해서 사회적 도시정체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그들은 도시를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도시를 걷는 것, 산책을 강조합니다
발터 벤야민은 ‘만보객’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19세기 급격한 자본주의와 산업화로 변하고 있는 파리를 바라보는 수단으로
산책을 이용했었는데, 이들은 21세기에 다시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으로서
산책을 꺼내 듭니다
산책은 그 도시가 가지는 현재의 역사, 문화, 사회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피상적으로만 가지고 있었던
도시에 대한 기대나 편견 등을 깨트리면서
도시 주민들과의 만남, 그들과의 대화, 이벤트, 건축 등을 통해서
실제 자신에게 다가오는 도시의 정취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게 합니다
자신들이 걸어 다니고,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은 9개의 도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예루살렘은 The city of Religion
몬트리올은 The city of Language
싱가포르는 The city of Nation Building
홍콩은 The city of Materialism
베이징은 The city of Political power
옥스포드는 The city of Learning
파리는 The city of Romance
뉴욕은 The city of Ambition
저는 여러 도시의 이야기 중에서 베를린의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베를린을 (비)관용의 도시라고 이야기 합니다.
Berlin: The City of (In)Tolerance
베를린은 17세기에 프랑스의 종교적 분쟁을 피해 이주해온 종교난민들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독일 도시라고 합니다. 인종과 종교에 관용적인 역사적 사례지요.
그러나, 베를린은 아시다시피 유대인 학살을 진행했던 나치 독일제국의 상징적인 도시입니다.
다른 인종과 종교를 인정하지 않았던 비관용의 도시입니다.
또, 지금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박물관과 공원 등을
도시 속으로 끌어들인 너무나 관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현재, 유대인들과 다른 인종들이 붐비는 베를린 시내의 상점 중에는
나치의 포스터가 붙어있는 곳들도 여러 곳 있다고 합니다.
가장 관용적 도시가 어떻게 전혀 다른 성격으로 황폐화 되고,
역사적으로 이런 사건들이 반복되는지,
지금의 현상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저자들은 질문합니다.
유럽의 도시 중에서 베를린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저한테도 중요한 생각거리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에
연구소에서 제 뒤의 책상을 쓰고 있는
건축-도시 서적 서평의 파워블로거, 파비앙과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저는 하나의 여행기 같기도 한 이 책을 통해서
도시를 바라보는 다른 방법을 알게 된 것 같고,
실제 낯선 도시에 갔을 때 느끼는 기운들이 책을 읽으면서 저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파비앙은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이 약간 느끼하게 다가왔다면서
도시들의 정체성을 이야기 하고, 그것에 대해서 분석하려고 할 때는
구체적인 데이터나 지표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이,
길가다가 만난 아줌마와의 대화, 택시 운전기사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도시의 정취와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다른 분도 이 책을 읽고 있어서 조만간
그분과도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들이 한국의 도시를 방문했다면 우리 도시들을 어떻게 정의했을까요?
누군가 이런 방식으로 재미있고 과감하게 우리 도시들에 대해서 정의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한편, 저자들은 이 책의 두 번째 시리즈를 집필 중이라고 합니다.
어떤 도시들이 다음 책에 실리게 될지 궁금합니다.
'The Spirit of Cities: Why the Identity of a City Matters in a Global Age' 는 아래 링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alturl.com/ked2r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alturl.com/ked2r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Daniel A. Bell (Author), Avner de-Shalit (Author)
Hardcover: 352 pages
Publisher: Princeton University Press (22 Aug 2011)
Language English
ISBN-10: 069115144X ISBN-13: 978-0691151441 Product Dimensions: 23.4 x 16.5 x 3 cm
ISBN-10: 069115144X ISBN-13: 978-0691151441 Product Dimensions: 23.4 x 16.5 x 3 cm
태그 : 도시정체성, SpiritofCities, Berlin, 베를린, 예루살렘, 도시여행, DanielA.Bell, Avnerde-Shalit, 벤야민, IdentityofCity, review
덧글
실증되는 공간에 대한 "분석"을 중시하지
감성적인 접근으로서의 개별화된 사람들의 인상과 기억들은 개별적인 것으로서
인식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그것들이 공통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가능성 만을 언급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sa워크숍 때 도시를 읽어내는 다양한 방식들을 떠올려봅니다.
분석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도시 현상의 숨겨진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도 있었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구술적인 기록을 통하여 공간의 이동, 사회현상과의 연결을 통하여
읽어냈던 방식도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어떤 분은 그 도시에서 발생되는 정치적인 이슈들을 중심으로 보기도 했엇죠
도시, 도시현상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다양한 층위를 가지고 접근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어떤 관점을 가질 것인지는 많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